Myon & Rang2009/11/08 10:22

11월 3일 새벽 12시 20분.. 잠이 안온다며 낚시를 가시던 우리 막내삼촌이..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요.
아침 7시에 엄마한테 전화가 왔어요. 놀라지 말라는 말에.. 밖에 눈이라도 펑펑 내렸나 했는데..
막내삼촌이 돌아가셨다는 믿기지 않는 말을 듣고..그 자리에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사실 울면서도 실감이 안났어요..

인천 집에 갔는데..작은엄마랑 아이들이 와있더군요..우리 막내삼촌 애들이요..12살..14살..
작은엄마 만나서..또 한번 울고, 제 동생이랑 영정 사진을 찾아 장례식장으로 갔습니다.
멍하게 장례 준비를 하고.. 국화로 꾸며진 삼촌의 영정사진에 인사를 했어요..
왜 먼저 갔냐고... 왜 그렇게 사진속에서 나를 맞아주냐고..

우리 막내삼촌은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우리 집에서 함께 살았었어요..결혼하기 전까지..
모형 같은걸 사오면 같이 조립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우리 엄마가 막내동생 같이 키웠죠.. 외삼촌들보다도 더 걱정을 많이 하고 챙기면서..
그래서 우리 엄마가 더 마음이 아픈가봐요.. 수시로 주저앉아 울곤 해요..

제가 친가외가 맏이라서.. 제일 큰 조카가 저랑 제 동생이에요. 나머지 사촌동생들은 너무 어리고요..
그런데 동생은 술을 안먹어서..술 좋아하는 우리 삼촌은 늘 저를 찾곤 했습니다.
추석이나 설날같은 명절만 되면, 제사에 올릴 음식이 만들어지면 술상을 차려놓고 저에게 전화를 합니다.
미연이 어디까지 왔냐고.. 빨리오라고..
이번 추석에도 저녁9시에 가는 바람에 우리 삼촌은 벌써 술을 한잔 하시고 쿨쿨 자고 있었지요..
다음날 아침에 술먹자 하고 9시에 자는 사람이 어딨냐고 핀잔을 줬었는데...
매일 기다리게만 하고 같이 술 한잔 못해준 것이 마음에 남아 외삼촌과 술한잔 하면서 삼촌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이사를 할 때면 엄마,아빠가 바빠 못오실 때도 혼자 와서는 도와주고 했던 삼촌입니다.
낚시를 좋아했던 우리 삼촌은.. 아빠를 따라 낚시를 가면 늘 먼저 와있었어요.
제 동생이랑은 당구장도 잘 다니고.. 친구같은 삼촌이었습니다.

입관식에서  장례의사들이 수의를 입히는 동안 엄마와 저는 끌어안고 주저앉아서 울었습니다.
그리고 삼촌 얼굴을 봤어요.. 머리를 많이 다치셔서..성형수술을 한 모습이었습니다..
누워있는 삼촌을 제눈으로 직접 봐도 믿기지가 않더군요.
근 20년만에 한복을 입는데.. 처음으로 상복을 입게 되었어요. 상복을 입으며 또 울었습니다.
조카한테 기껏 입힌다는게 상복이냐고.. 너무너무 원망스러웠어요.
조문객들을 맞이하면서도.. 울었다 키득키득 거렸다를 반복하는 어린 상주들을 보니 정말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2일간 장사를 치르고 발인 하는 날..
화장터에서.. 삼촌 관이 들어가는 순간 우리 가족은 모두 울었습니다.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아빠와 큰삼촌은.. 동생을 보내면서 통곡하셨고, 우리 엄마는..큰삼촌에게 막내삼촌 살려달라며 주저앉았습니다.
작은엄마는 소리없이 우시고.. 아이들은 뚫어져라 보았죠..
2시간 정도가 지나고..관이 있던 자리엔 삼촌 유골만 남아 있더라구요.. 유골함에 잘 담은 후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신 청평에 있는 산소로 갔어요. 거기에 삼촌을 묻고온 후,
어제..삼오제를 하러 또 갔어요. 새벽에 갔는데...아침이 되니, 양지바른 곳이라 삼촌의 사진에 빛이 퍼져 나갑니다.
우리 삼촌..이제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살겠죠?

준비도 없이 가족과 이별을 한다는게.. 이렇게 기가 막히고 마음이 찢어지는 줄 처음 알았습니다.
남 일인줄로만 알았던 일이 저에게 벌어질 줄은 몰랐으니까요..
장사내내 다짐한 것이 있습니다. 제가 열심히 살아서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그 이유가 더욱 분명해 졌습니다. 제가..꼭 성공해서 우리 삼촌 몫까지 애들에게 잘 해야 한다고..

여러분.. 이렇게 이별은 예고 없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평소에 가족에게 잘 해주세요..
운전도..조심히 하시구요.. 가족들이 걱정하는 당부의 말은 꼭 들어주세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막내삼촌.. 좋은데 가서 행복하시라고 꼭 기도해주세요..

Posted by 짱묜